오랜만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제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던 2015년 한참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중개보수 상한 요율 인하에 대한 뉴스가 떠돌았습니다. 전에는 별 관심 없이 지나갔을 기사였지만 공인중개사를 준비하고 있던지라 그냥 지나 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미 공부를 하고 있던 중에 중개보수가 인하된다고 해서 자격증을 포기할 건 아니었지만 적잖이 신경 쓰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주변에서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준비 중이라고 하면 중개보수가 낮아져서 유감이라는 분들이 많았으니 저도 은근히 흔들렸을지도 모릅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6억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에 대한 중개보수가 6억 원과 9억 원으로 세분화되어 6억 원 이상 9억 원 미만의 주택을 매매하는 경우 중개보수요율이 0.9%에서 0.5%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하되었습니다.
이렇게 중개보수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저는 첫 시험에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자격증 취득 후 공인중개사협회에서 받은 실무교육을 통해 자격증 대여에 관한 심각성을 듣고 소속공인중개사가 아닌 개업공인중개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실무경험도 없이 스물아홉 어린 나이에 맨땅에 헤딩하듯 중개업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저는 중개업을 처음 시작하는 데다가 나이도 20대였기 때문에 보증금이나 권리금 등 초기 자금 면에서도 여유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중개업을 시작한 후 몇 년 동안은 6억 원이 넘는 물건을 거래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중개보수가 인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먹고사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었습니다.
다시금 돌이켜 보면 6억 원 이상의 고가주택을 9억원 이상으로 상향했다는 건 집값이 어느 정도 상승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살던 인천에서는 6억 원 이상의 주택은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심지어 스타필드가 예정되어 있는 청라도 그때 당시에는 대부분 6억이 안 넘었습니다.
그렇게 중개업을 하고 있던 2021년 또 다른 소식이 전해 졌습니다. 치솟는 집값과 과도한 세금으로부터 서민들의 내 집마련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중개보수를 개편하겠다는 이야깁니다. 공인중개사인 저로서는 집값상승과 과도한 세금으로 인한 내집마련 부담을 왜 중개보수로 보상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공인중개사협회에서도 당연히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인중개사들의 반대의견에 국토교통부가 아주 재미있는 떡밥을 하나 던졌는데 바로 '공인중개사 시험 상대평가'입니다. 현재 공인중개사의 수가 많아 경쟁이 심하니 공급량을 조절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는 중개보수가 줄어들더라도 경쟁자가 적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공인중개사협회와 국토교통부의 거래는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당시 공인중개사 수험생 카페에서 칼럼을 쓰고 있던 저는 중개보수가 인하된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하는 수험생들에게 초보공인중개사에게 중개보수 개편은 큰 문제가 아니니 공부에 전념하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반면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상대평가 소식을 반기며 절대평가일 때 빨리 합격해야 한다고 들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중개보수는 개편되었으나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상대평가로 전환되지도 않았고 지난해 10월쯤 공인중개사 시험에 대한 상대평가 제도가 잠정적으로 보류되었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부동산 거래의 안전성과 중개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시험에 대한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것에는 동의하지만 저는 그 당시에도 상대평가로 전환될 거라고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공인중개사협회의 주 수입원이 공인중개사 교육비와 공제가입 그리고 정기회비기 때문에 결국 회원수가 많아야 원활하게 운영이 됩니다. 그런데 협회에서 공인중개사의 공급을 조절하는 상대평가에 동의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앞으로도 쉽지 않을 거라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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